빨간우체통

가을 벌판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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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을 벌판에서


언 땅 채 녹지도 안았는데

그이는 해도 뜨지않던 새벽길 걸어

그 들녁의 시린 바람을 

온 몸으로 받아내었지

그 해 늦추위가 기승을 부렸때에


100년 만의 최고의 더위라나

그 해 여름도 대단했지..

씻고 돌아서면 다시 흘려야 했으니

이미 구석구석 부셔지던 밀짚모자

그게 그이가 가지는전부였어..


태풍도 비껴나던 가을엔

값은 내렸어도 정말 좋아

거둘게 있는 가을은 좋은거여

냉수 한 잔의 가치를 알고 있는

그이의 가을이 부럽다

 

들판에서 ..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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